경희궁은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조선 5대 궁궐 중 하나로, ‘서궐(西闕)’이라는 별칭처럼 도성의 서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때 1,500칸에 달하는 대궐이었으나,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의 격변을 거치며 가장 많이 훼손된 궁궐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일부 전각만 복원되어 있지만, 오랜 세월의 흔적과 함께 조선의 흥망성쇠, 그리고 우리 근현대사의 아픔을 고스란히 품고 있습니다.
경희궁의 역사와 특징
창건 배경
경희궁은 본래 인조의 아버지 정원군의 집이 있던 자리였습니다. 이 터에 왕기가 서려 있다는 점쟁이의 말에 따라, 광해군이 1617년에 궁궐을 짓기 시작해 1623년 완공했습니다. 하지만 광해군은 반정으로 폐위되어 이 궁을 사용하지 못했고, 오히려 인조가 왕위에 올라 법궁으로 삼았습니다.
서궐의 역할
경희궁은 창덕궁·창경궁(동궐)과 함께 조선 후기 궁궐 체제의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특히 영조는 치세의 절반을 이곳에서 보냈으며, 임진왜란 이후 경복궁이 불타고 대원군에 의해 중건되기 전까지 이궁(별궁)으로 활용되었습니다.
파괴와 복원
경희궁은 일제강점기 때 가장 심하게 훼손된 궁궐입니다. 을사늑약(1905) 이후 경성중학교(현 서울고)가 들어서고, 궁의 전각들은 팔려나가거나 다른 곳에 이전되었습니다. 1980년대부터 복원사업이 시작되어 현재는 숭정전(정전), 자정전, 태령전, 흥화문 등이 복원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원래 규모의 3분의 1만 남아있고, 흥화문 역시 원래 자리에서 약 100m 떨어진 곳에 복원되었습니다.
경희궁에서 꼭 봐야 할 곳 & 숨은 이야기
숭정전
경희궁의 정전으로, 국왕이 신하들과 정사를 논하던 공간입니다. 화려하게 단청된 내부 천장과 왕의 자리 앞에서 사진을 남겨보세요. 숭정전은 일제강점기와 근현대의 격동을 견딘 뒤 복원된 대표 전각입니다.
자정전
국왕이 일상적으로 공무를 보던 곳으로, 숭정전과 함께 복원되어 있습니다. 발굴조사를 통해 기단, 배수구 등 원형이 확인되어 복원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태령전
영조의 어진(왕의 초상화)이 봉안된 곳입니다. 태령전 뒤편에는 ‘서암(瑞巖)’이라는 기이한 바위가 있는데, 이 바위가 경희궁 터 선정의 계기가 되었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숙종이 ‘서암’이라는 글씨를 직접 써서 새겼다고 전해지며, 그 사방석은 국립고궁박물관에 보관되어 있습니다.
금천교
궁궐 입구를 지키는 돌다리로, 난간의 돌짐승과 도깨비 얼굴이 외부의 나쁜 기운을 막는 상징 역할을 합니다. 일제강점기 때 땅에 묻혔으나 2001년 복원되었습니다.
흥화문
경희궁의 정문으로, 복원 당시 원래 자리에는 구세군회관이 있어 100m 서쪽에 옮겨 복원했습니다.
경희궁 관람 정보
운영 시간: 09:00~18:00 (입장 마감 17:30), 월요일·1월 1일 휴무
입장료: 무료
위치: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45
교통: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도보 11분, 5호선 광화문역 7번 출구 도보 14분
접근성: 경사가 완만하나 일부 구간은 휠체어나 유아차 이동이 불편할 수 있습니다.
경희궁, 서울 도심에서 만나는 잊혀진 궁궐
경희궁은 화려한 궁궐의 흔적보다는, 아픈 역사의 상흔과 복원의 의미를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조선의 흥망과 근현대사의 격동, 그리고 복원을 통해 다시 살아난 우리의 문화유산을 직접 걸으며 느껴보세요.
경희궁은 오늘도 조용히, 그러나 묵직하게 서울 한복판에서 역사의 의미를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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